그날 아침 모두들 의아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즐거움을 감출수 없었다.
신병의 빽은 생각보다 쎘고 헌병대까지 출동한 사건을 기록마저 남기지 않고 모두 처리했을 정도였다.
신병이 강남에서 한턱쏜다고 휴가를 나왔을때는 모두에게 사건은 이미 기억 저편으로 멀리 묻혀 있었다.
모두에게 허락된 휴가는 3일이었다. 그리곤 동계훈련이었다.
“꼭 렌트를 해야할 필요가 있을까?” 라고 상병이 물었을때 “보여주는건 굉장히 중요한 일입니다.” 라고 신병이 대답했기에 모두들 주의를 들여 맘에 드는 차량을 살피고 있었다.
“보험은 니걸로 해야 한다. 우리는 면허가 안돼잖아.” 상병의 말은 타당했기에 명석이 렌트서류에 사인을 했다.
잘빠진 그랜져를 보는 명석은 나름 만족했다.
“차라리 외제차를 렌트하지 그랬냐?” 병장이 물었지만
“너무 티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납니다.” 라는 간단하면서도 명쾌한 신병의 도움이 있었기에 명석은 그랜져를 고를수 있었다.
신병은 언제나 “적당히”를 좋아했었다. “티나면 흔적이 남는다.”라는 말도 자주 했었었다.
명석은 이런 신병이 나름 맘에 들었다. 선을 넘지 않으면서도 자신이 책임질 수 있는 선에서만 행동하려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네비덕에 강남까지는 그리 어렵지 않게 도착할 수 있었다. 시계를 보니 어느듯 3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애매한 시간이 되어버린 것이다. 식사는 휴게소에서 해결했다 하지만, 휴가로서의 완벽한 외식은 아니었다. 다들 무엇인가 회식다운 회식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명석은 이야기가 하고 싶었다. 다들 이 이야기를 피하고 싶어 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렇다고 모른척 하고 지나치기에는 너무나 민감한 문제이기도 했다.
신병한테 먼저 말을 걸어 보는게 좋을것같아 얼굴을 쳐다보았다.
“저는 여자친구랑 해야할 일이 있어서 먼저 좀 빠지겠습니다. 이따 7시에 다시 만나죠”
“어 그래.”
신기한 넘이었다.
신병치고는 너무나 당당했고 자신감이 있었다.
그렇게 신병을 택시를 타고 어디론가 향했다.
“이상한 넘이야.” 상병이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지만 강하게 불만을 제기하지는 못했다.
병장은 고개를 숙인체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날이 추웠다. 특별히 7시까지는 할일도 없었기에 명석은 카페나 들어가있는게 좋을것 같다는 판단을 했다.
“나도 어디좀 다녀올게, 7시까지 여기에서 보는거지?”
“네.”
병장도 그렇게 어디론가 떠났다.
명성과 상병을 그렇게 둘이 남았다. 그리곤 아무말 없이 카페를 향해 걸었다. 주변에는 많은 카페들이 보였고 다들 아름다워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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