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의 날씨가 점점 따듯해져가고 있었다.

어느덧 중간고사 기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녀의 옷차람도 많이 얇아졌다.

여전히 후배는 집에서 살다시피 했다.

후배는 편한대로 ‘선배’, ‘오빠’중에서 골라서 부르곤했다.

요즘에는 둘다 주식에 빠져서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경제를 알아야 정치를 안다.” 후배가 강력하게 어필했다.

결국 그녀도 서서히 주식을 알아가는 중이었다.

“어랏 이 회사는 좀 이상하네? 이것좀 봐봐.”

둘이서 모니터를 보며 자료를 검토했다.

문이 두들기는 소리에 일어나서 갈려는데 후배가 대신 문을 열어 줬다.

“안녕하세요? 선배님좀 뵐려구 하는데요?” 낯선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선배님좀 나와보실래요?”

“응”

문앞에 가보니 처음 보는 여자애가 서있었다. 큰키에 긴 생머리를 하고 서 있었는데 아무리 봐도 기억에 없었다.

“잠시 이야기좀?”

“그러죠. 옷좀”

여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옷을 챙겨서 나가는데 둘이서 빤히 쳐다보았다. 어깨를 의쓱하고는 나왔다.

여자는 카페에 앉더니 명함을 건넸다.

명문대 경제학과였다.

“언니가 소개시켜줬어요. 한번 만나보라구. 언니.. 정보부사람이에요.”

“그런데 왜 나를?”

“저 이번에 시험봤는데 합격했어요. 그런데 자신이 없어서요. 다른데 갈까 고민하는데 언니가 갑자기 이야기를 해줘서.”

“그니깐 왜 나를?”

“한번 만나보라네요. 뭔가 해답을 얻을지도 모른다고.”

“잠시 전화좀 해도?”

“네 그러세요. 당황하셨을 텐데.”

밖으로 나와 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몇번의 통화대기음을 듣자 연결이 되었다.

“아? 걔 사촌동생인데. 공부도 잘하고, 머리도 똑똑한데 의지가 약해. 이번에 입사하는데, 걱정이 되서”

“나태한 천재인건가?”

“응. 의지좀 불어 넣어줘. 걘 꼭 필요한 인재라서. 꼭 우리회사에 와야돼”

“음, 대신 자료좀 찾아봐 줘요”

“걔 cpa에 mba까지 땄어. 머리좀 개조해줘봐.”

아까 그녀가 이상하다고 말한 회사 이름을 말해주고는 전화를 끊었다.

다시 자리에 돌아와 앉았다.

“몇학년이에요?”

“2학년이요.”

“네? 제가 정말 제대로 찾아 온거 맞아요?” 그녀가 더 놀랬다.

“혹시 제약회사에 대해 잘 알아요? 2년만에 급성장해서 증시에 상장된 회사가 있는데”

“말이 안돼죠. 그럴일은 불가능에 가까워요.”

“흠 요즘 핫한거 같아서.”

“거기 회사명이 뭔데요?”

회사명을 말해 주자 생각에 잠기는듯 하더니 핸드폰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신기하네요. 여기는 매출,수익도 별론데. 자산이 늘어가네요? 그러면서도 주식은 오르고. 상장도 통과하고. 흠.”

“좋은거 아닌가요? 활발하다는 뜻이니깐요?”

“뭐가 활발한데요?”

그녀는 문제점을 말해주었다. 장장 20분에 걸쳐 강의를 듣는 수준이었다.

다행이 사내가 서류를 건내주고는 떠나서 강의가 끝났다.

서류를 들여다 보자 빼곡한 숫자들로 가득한 도표와 함께 다양한 종류의 분석과 회사에 관한 자료들이 빼곡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그녀도 도표를 빼내 가서 들여다보았다.

손으로 옆자리를 가리키더니 고개를 끄덕하고는 옆자리에 앉았다.

서류를 장시간에 걸쳐 심각하게 검토했다.

“수출회사인데. 매입은 적고 매출도 적군요. 평범한 회사인데, 거래는 활발하네요.”

“판매하는 제품은 어때요?”

“평번한 수준인듯요. 국내 제약회사들에서도 충분히 만들 수 있는것들인것 같은데.”

“그래서 더 안정적인것 아닌가요? 평범한 제품들일수록 판매는 안정적일테니깐요.”

“그럴려면 공급망, 판매망이 많아야 되요. 양으로 승부해야 되니깐. 그러면 매출과 매입이 많아야 하고 거래량이 많아야 하죠.”

다시 자료를 들여다 보기 시작했다.

“그냥 평범한 회사같아요. 작은수치이기 하지만 어쨋든 수익은 내고 있으니깐요.”

“화학과 교수님한테 물어 보죠. 이 회사에서 판매하는 제품들로 어느정도의 수익이 가능한지.”

“왜 그렇게 이 회사를 이상하게 생각하는거죠?”

“자료가 30분만에 왔어요. 그건 정보부에서 이미 자료조사를 끝마쳤다는 소리니깐요. 의심하고 있는거에요.”

“그러긴하네요. 자료량이 엄청많네요?”

“네. 하나씩 확인해볼 차례에요.”

“어떻게요?”

“두들겨 봐야죠.”

자리에서 일어섰다.

“내일 저녁에 만나죠.”

“그 서류좀 넘겨주실래요? 집에가서 봐보게”

“다시 돌려줘야 돼요.”

“아. 내일뵙죠.”

헤어지고 집에 들어왔더니 후배가 자꾸 눈치를 봤다. 뭔가 할말이 있는거 같았지만 그녀가 주의를 줬는지 결국 아무말도 걸어오지 않았다.


아침에 강의가 끝나자 교수님을 찾아갔다.

“이건 특별한 내용은 아니네. 일반적인 의약품이니깐.”

“이걸로 증시에 상장할만한 수익을 낼 수 있나요?”

“그럴수도. 하지만 거의 불가능해. 이미 다른 회사들이 선점하고 있으니깐. 제 3국을 장악하면 가능하겠지만, 그런나라는 또 경제력이 약해서.”

“매입과 매출이 적은건요?”

“더 말이 안돼지. 자네가 생각한대로 규모의 경제여야 돼. 흠 뭔가 신제품을 팔고 있나? 그렇다면 또 모르지만 그런것 같지도 않고.”

교수님은 친절하게 설명해 주시고 선배를 소개시켜 주었다.

대형 제약회사에서 근무하는 판매과장이었다.

“응 우리도 이상하게 생각해서 주시하고 있는 회사야. 근데 딱히 문제가 없어서 더 골치야.”

“제품도 우리도 수거해서 분석해봤는데, 일반적인 제품이야. 들여온 원자재도 특별하지 않고.”

“서류가 조작됐을 가능성은요?”

“불가능해. 너무나 보편적인 재료들이라 다 기록하게 되어 있거든. 세관에서도 눈감고도 서류를 작성할 수 있을정도일걸?”

“국내에서 구매했을 경우는요?”

“제약회사는 어차피 다 알고 있는 사이라서 금방 알게 돼있어. 안그래도 물어봤더니 그쪽 회사에서 구매한 내역을 보내주더군. 별다른게 없었어.”

“혹시 받아 볼수 있을까요?”

“뭐 좀 꺼림칙하지만. 왜 이렇게 주목하는거지?”

“여친이 주식을 하니깐요. 시장조사. 정보부 선배는 뭔가 알고 있는 눈치고.”

“그래? 기달려.”

선배는 거래내역이 담긴 자료를 넘겨 주었다. 모든 제약회사에서 그 회사가 구매한 물품내역이었다.

“우리도 동업자 정신이 있어서.”

선배가 웃어보이고는 손을 흔들면서 사라졌다.

지나가는 길에 약국에 들려 그 회사 제품을 사서 살펴 보았다. 누구나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는 상비약 수준이었다. 이상할것도 없었다.

다른 약품도 살려고 했더니 그 회사 제품은 그거 하나라고 했다.

저녁이 되자 약속한 곳으로 향했다. 그녀는 동아리실에서 만나자고 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그녀가 자료를 살펴 보고 있다가 눈인사를 했다.

“흠 재미없네. 난 별로 건진게 없는데 그쪽은 어때?”

“그닥.”

“그래. 이건 정상적인 영업이야. 괜히 멀쩡한 기업 건드리는 거라구.”

“흠 이상하긴 하지만 증거는 없다?”

“증거가 없는게 아니고 증거가 있는게 더 이상한거 아닌가? 정상적인 기업활동인데?”

“일반적인 상비약을 판다. 문제는 많이 거래가 이루어 지진 않는다. 제품수도 다양하지 않고.”

“그치. 한쪽에 투자하는거니깐. 굳이 다양하게 제품군을 형성하지 않는것도 방법이지.”

“그런데도 원료의 구입이 맍지도 않고 판매루트도 한정적이다.”

오기전에 방문했던 약국의 약사에게서 전화가 왔다. 명함을 주기는 했는데 전화를 해줄줄은 몰랐다.

“한가지 약이 하나 더 있었네요. 소화제인데, 인기가 없어서 깜박하고 있었네요.”

“처방전이 있어야 구매가능한가요?”

“아니요. 평번한 거라서 그냥 달라고 하면 줘요. 뭐 많이 찾지는 않지만.”

“네 감사합니다.”

제약회사 선배에게 전화를 걸었다.

“응, 지금 어디가야 하는데, 이쪽에 전화 해보겠어?”

알려준 번호를 전화를 걸었다. 비서인지 친절하게 대해주었다.

“안녕하세요. 오전에 찾아뵜었는데,”

“아 네 안녕하세요. 근데 이번호는 어떻게?”

“선배님이 바쁘시다고 알려 주셨어요.”

“아 네. 뭐를 도와드리면 되죠?”

아까의 제품명을 말해주고 판매량을 알려 달라고 했다. 시간이 걸릴거라고 했다. 부탁하는 김에 다른 회사들에도 정보를 얻어봐 달라구 전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뭔가 집히는거 있나봐요?”

“아뇨 걸리는게 있어서요.”

“전 손땔래에요. 이상하긴 하지만 이런경우는 종종있으니깐요. 뭐 특별한 내용도 없고.”

머리속으로 자료들을 다시 검토해봤다.

이 소화제는 저가형으로 빈곤층을 대상으로 기획되어서 품질이 낮았다. 필리핀 – 중국 – 한국 을 거쳐 미국으로 직행한다고 서류에 적혀 있었다.

동남아시아에서 싸게 재료를 구매해서 한국에서 제조한다는 내용이었다.

“뭐해요? 문잠그고 나갈거에요.”

중위에게 전화를 했다.

“응 반갑게도 무슨일일까? 데이트 신청은 아니겠지?”

“2가지를 알고 싶어요. 미군내 특이한 마약사건. 동남아지역에서 무기가 증가된 지역.”

“오케이 한시간 후에 알려주지.”

일어서든 그녀가 다시 자리에 앉았다.

“마약이라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해도 한국에서 조사하면 금방 발각될텐데요.”

조용히 자료를 정리해보았다. 서류에서 유독 거래량이 많은 제품이 그 소화제인것 같았다. 싸게 다량으로 판매를 하고 있었지만 가격이 낮아서 별로 수익은 적은 제품이었다.

제약회사 비서에게서 자료가 왔다.

“일단 이것만 보내드리구요. 나머지는 내일 정리해서 보내드릴게요.”

“네 고맙습니다.”

주 판매지역은 미국. 수출량은 평범했지만 도착하는곳이 마이애미, 뉴욕이었다.

그밖에도 런던 파리등지에 소량 판매되고 있었다.

물건을 수입한곳도 3군데 뿐이었다.

3군데 다 작은 제약회사였다. 역사는 오래됬지만 간신히 이익을 내고 있는 곳들이었다.

중위에게서 전화가 왔다.

“음. 특별한 케이스가 2건 있었어. 제품을 반입해서 걸렸는데, 훈련증 이상증상때문에 입원하는 바람에 알게됬지.”

“문제는 구매처를 안불어. 수색해봤는데 특별히 이상한점도 없고. 뭐 금방퇴원했고. 지금은 귀국했어.”

“다른 넘은 당직서다 같이 근무서는 애가 이상하다고 신고해서 조사해봤지. 이쪽도 구입처를 안불어. 역시 수색해봤는데 특이한점 못찾았어.”

“근데 본국에서 이 둘을 소환했어. 국방부에서 바로 불러 들이더군.”

“너 뭔가 알고 있지? 그러지 말고 불지 그래?” 중위가 댓가를 원하고 있었다.

“마약반이나 정보부는 얼마나 기지에 있어요?”

“마약반은 4개, 정보부는 한개.”

“내일 조사하면 정확하게 알것 같아요. 오전중으로 전화 드릴게요.”

“오케이 기다리지.”

그녀도 자리에 앉아서 조용히 듣고 있었다.

“뭔가 내가 모르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거야? 난 감도 안오는데.”

“내일 되면 알게 될거에요.”


약국에서 그회사의 두 제품을 10개씩 사서 화학과 교수님을 찾아갔다.

교수님은 전화로 이야기한 대로 실험준비를 해놓고 기다렸다.

제품을 받아 들고 이리저리 합성을 하기 시작했다.

조교들이 마스크를 쓰고 도와주고 있었다.

책을 들여다 보고 자료를 찾아 보기를 반복했다.

책을 보면서 2시간을 기다렸다. 한국 단편 소설집이었다. 나름 신선한 내용이 많이 있었다.

눈이 졸려서 거의 감겨 있을때즘 조교가 불렀다.

교수님은 이미 밖으로 나와 있었다. 조교들이 정리를 하고 있었다.

“재미있더군. 흥미롭기도 하구.” 말을 조금 끊었다.

“두 제품을 10분간격으로 섭취하고 다시 소화촉진제를 복용하면 위안에서 그대로 코카인으로 합성된다네. 환상적인 방법이더군.” 교수님은 들떠 있었다.

“하나씩 복용하면 일반적인 양이고, 2개씩 복용하면 그때부터는 위험해진다네.”

“지금 처럼 합성해내서 정제할 수도 있나요?”

“응. 하지만 귀찮긴 하지. 위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똑같이 구현하는게 쉬운일은 아니야. 하지만 가능해.”

“대량으로도 가능한가요?”

“응. 재밌는게 순도가 높아서 효과는 좋은데 부작용이 적어. 상당히 깔끔하게 만들었어”

“혹시 이것 자료좀”

교수가 조교를 부르자 조교가 정리된 문서를 복사해주었다.

“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거 신고해야 되네.”

교수님에게 전화번호와 이름을 알려 주었다.

“정보부에서 처리 할겁니다.”

인사를 하고 나왔다.

중위에게 전화를 하고서는 문서를 보내주고 대충 설명해주었다.

“마약반이 자네를 만나고 싶다고 하는군.”

“됐어요. 한국에서 마주치고 싶지 않아요.”

“알았어 새로운거 나오면 알려주지.”

정보부에도 전화를 해서 문서를 보내주고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어떻게 할거야?”

“증거를 수집해야죠.”

“음. 우리쪽 인원보내주지”

“됏어요. 혼자 하는게 편해요.”

“바로 지금 그대로 말하던 넘을 보내주지.”

그사내와 함께 건물들을 들여다 보았다.

절조망을 지나 50m정도 나아가면 건물이 있고 건물앞에는 커다란 열쇠가 달려 있었다. 그 건물옆에는 다른 건물들이 쭉이어져 있었다.

목표는 3번째 건물이었다.

“어떻게 3번째인걸 알지?”

“차량이 없잖아요. 커다란 팬이 돌아가고 있고. 지하실이 있을것 같은 잔디밭도 연결되어 있고”

“그럴듯한데. 근데 그 장비들은 뭐지?”

얼굴을 쳐다보고는 야시경을 내렸다. 마스크때문에 남자가 두명으로 보일뻔했다. 천천히 철조망으로 다가가 휴대용 레이저로 잘라냈다.

몸을 낮추고 3번째 건물에 다가가 건물벽에 등을 붙이고 숨을 골랐다.

폭탄을 벽에 붙였다. 다시 건물의 밑에 있는 언덕에 몸을 숙이고 버튼을 누르자 큰 폭발음과 함께 건물의 철벽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먼지와 잔해를 헤치고 안으로 들어갔다.

몇명이서 손을 들어 올렸다. 눈을 돌려 지하실을 찾아보았다. 사내가 어깨를 두드려 신호를 줫다. 입구를 손으로 가리켰다.

입구앞에 서서 어떻게 열지를 고민하고 있는데 사내 한명이 망치를 휘드려며 다가왔다. 몸에 구멍이 뚤리며 쓰러졌다. 들고 있는 총이 장난감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켜주었다.

다시 바닥에 폭탄을 네모로 두르고 기둥뒤에 숨어서 버튼을 누르자 커다란 먼지가 일면서 뚜겅이 하늘위로 치솟았다가 내려 앉으면서 굉음을 냈다.

총구를 겨누며 계단을 내려갔다. 계단이 약간 망가져 있었다.

하얀 작업복을 입고 있는 사내들이 손을 들고 벽에 붙어서 눈치를 보고 있었다.

일단 본보기로 2명의 사내들의 몸에 구멍을 내주었다. 뒤따라왔던 요원이 카메라를 꺼내어 촬영하기 시작했다.

작업복의 사내들을 한쪽으로 밀어 부치고 폭탄을 올려 놓았다. 요원은 카메라로 촬영하면서 주머니에서 통을 꺼내 하얀가루를 담고는 뚜겅을 닫았다.

뒷걸음으로 계단을 타고 빠져나갔다. 부셔놨던 벽을 통과하자 마자 버튼을 눌렀다. 쾅소리가 나면서 바닥이 흔들렸다. 다른건물로 몸을 옮겼을때 커다란 불길이 밀려왔다가 사라졌다.

도로에서서 불길을 잠시 감상하고는 빠져나갔다.

“나 이거 전해주러 가야된다.”

“네. 내일 다시 보게요. 올때 장비좀 챙겨 오세요.”

“하. 넌 어디소속이냐?”

“용병.”

사내가 째려보더니 내려주고 떠났다.


집에 돌아와 방문을 열어 보니 둘은 침대에 누워서 이미 잠이 들어 있었다.

바닥에 누워 잠이 들었다.

항구의 사무실에서 대기했다. 곧 어제의 사내가 도착했다.

풀무장으로 hk를 들고 있었다. 방탄복까지 작정하고 온것같았다.

“가자.”

“네. 한시간은 아무도 개입안할거래요.”

“응.”

목적은 화물의 파악이었다. 물건이 제대로 있는지 확인하면 됐다.

계단을 건너 배로 승선하자 승무원들이 신기하게 쳐다봤다.

배안으로 들어가 계단을 타고 아래로 내려갔다.

컨테이너 대신 벽을 따라 걸었다. 선원들이 놀래면서 비켜 섰다.

정보부에서 말한 장소에 서서 벽을 두들겨 보았다. 역시 느낌이 이상했다.

사내가 장비를 꺼내어 선체를 자르기 시작했다.

“슉슉”소리와 함께 복도에서 달려오던 2명의 사내가 고꾸라졌다.

반대쪽에서 튀어 나오던 사내들에게도 한발씩 먹이고는 다가가서 그쪽 문을 닫았다.

선원들이 소리를 지르며 달려 나갔다.

그쪽 문도 걸어 잠궜다.

사내들이 화가났는지 문에 총알이 박히는 소리가 들렸다. 조금씩 문이 찌그러져 갔다.

사내는 태평하게 벽을 잘라내고는 손을 밀어 내어 물건을 꺼냈다.

찾고 있던 물건이었다. 가방에 집어 넣고는 전투자세로 돌입했다.

폭탄을 문에 설치했다. 물건을 꺼냈던 벽에도 설치하고 선을 연결하고는 벽에 붙어 몸을 가리고 버튼을 누르자 꽝소리와 함께 굳게 닫힌 문이 반때쪽으로 날라가서는 부딪히며 소리를 냈다.

섬광탄을 던지고는 셋을 세고 선실에서 나갔다.

50m를 전진하자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였다. 위쪽으로 빼곰 고개를 내밀자 총알이 바로 날라왔다.

사내가 뒤를 겨냥한체 경계를 섰다. 5명의 사내가 피를 뿜어내며 쓰러져 있었다.

사내에게 슈류탄을 보여주고 손가락을 폈다. 하나 둘. 위로 던졌다.

펑소리가 나자 천천히 위로 올라가면서 피를 흘리면서 비틀거리는 사내들에게 총알을 박았다.

3층에 도착해서 2층을 탐색했다. 언제나 처럼 사내가 뒤를 경계하고 위를 뚤을 준비를 했다. 뒤쪽에서 소음기의 총소리가 나고 누군가 쓰러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사내에게 수류탄을 건네받고는 던질준비를 하자, “경찰이다. 진입하겠다” 라는 소리가 바로 위에서 들려왔다.

“경찰이다 진입하겠다.”라는 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정보부. 조사팀. 지금 나가겠다.”

계단을 따라 천천히 올라가자 철저하게 몸을 검은색으로 가리고 “POLICE 경찰”이라고 쓰인 복장을 입은 사내들이 총구를 겨누고 있었다.

“정보부. 자네들이 온다는 소식은 못들었는데?”

대장인듯한 사내가 손짓을 하자 경찰들은 지나쳐서 밑으로 밀고 들어 갔다.

“자네 상관이 전화했어. 배 부실지 모른다고.”

배에서 폭발음이 들리자 배가 삐걱하는 소리를 냈다.

“얼마 안부셨어. 배가 너무 낡았잖아?”

사내들을 지나쳐서 밖으러 나왔다.

대기중이던 헬기를 타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흔들리는 헬기안에서도 사내는 능숙하게 정비를 했다.

슈류탄과 섬광탄을 챙기고는 탄창을 확인했다.

“한태석이라고 알아요?” 물어 보았다.

사내가 선글라서 뒤에서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우리형” 가슴을 툭툭쳤다.

“동생이면 말좀 제대로 해라. 너보다 형인데.” 사내가 고개를 까닥했다.

“아직 우리가 그런 사이가 아니잖아요?”

“그래, 너나 태석이나 개념을 어디다 두고 다니는지.”

“형 요즘 뭐해요? 집에도 안오고.”

“걔도 바쁘지. 정신없을 거야.”

“여자친구는 사겼대요?”

“응. 예쁘던대?”

“진짜? 사진이라도 있어요?”

“있을리가. 그냥 몇번봤어.”

“흠 집에 좀 데리고 오지. 궁금한데.”

“말해볼게. 힘들긴 하겠지만.”

헬기는 빠르게 쭉 나아갔다. 오른쪽으로 빠르게 물살을 가르며 질주하는 보트가 보였다.

불빛이 번쩍이며 총알이 날아왔다. 맞을리가 없었다.

m60을 장전하고 쏠 준비를 했다.

“맞출 수 있겠냐?”

“람보보다 m60은 내가 더 잘쏴요.”

“뚜두둑”소리가 나면서 총이 흔들렸다.

보트앞부분에서 파편이 튀었다. 조금 뒤를 겨냥했다.

전투기가 굉음을 내고 주위를 선회하는게 보였다. F-18.

“돌아가래, 자기들 관할이라구” 헬기 파일럿의 목소리가 무전기로 전해져왔다.

“무슨. 한국땅이잖아요?” 사내가 항의했다.

“본부에서도 돌아가래. 어쩔수 없어.”

헬기가 빠르게 기수를 돌려서 선회했다.

돌아가는 길에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헬기 두대를 지나쳤다. 헬기에서 사내들이 총을 목에 걸고 다리를 내놓고는 무심하게 쳐다보았다.

저 멀리서 미군함인듯한 물체가 물보라를 남기며 다가오고 있었다.

헬기는 오산에 내려 앉았다.

내리자 마자 덩치큰 미군들이 다가와서 무장해제 시키고는 어딘가에 가두었다.

덕분에 형의 이야기를 맘껏 들을 수 있었다.

사내는 친절하게 형에 대한 소식을 전해주었다.

“야 너도 우리부대 와라.”

“군대 가면 거기 가야죠.”

“너 운동잘한다며? 국가대표 되는거야?”

“겨울에 선발전 남았어요.”

“그래. 안되면 오는거다.”

“ㅎㅎ 그러죠.”

문이 열리고 중위가 들어왔다.

“아. 오해가 있어서. 미안하게 됬네. 수고했어 태워다 줄게.” 사내에게도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미안하게 됐습니다. 정보에 혼선이 있어서 신원파악이 늦어졌습니다.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괜찮습니다.”

사내는 전화를 하고는 부대로 복귀했다.

중위는 차로 근처까지 태워주었다.

“수고했어. 큰 신세를 졌네.”

“밖에 일은 마무리 된거에요?”

“응 대충. 알고 있었나 보네?”

“네. 우리들이 설칠까봐 잡아 둔거잖아요.”

“어. 우리들도 체면이 있잖아. 두 사람이 문제 해결하게 둘 순 없었어”

중위는 집근처까지 태워다 주었다.

“신세를 졌네. 기회되면 갚지.” 손을 흔들고는 떠났다.

정보부에도 전화를 하자 화가 많이 나있었다.

“마지막에 초를 칠건 뭐야. 걔네가 다 가져 갔어.”

“어디서 정보가 샜을가요?”

“걔네들 6개월전부터 와있었대. 니가 뚜겅을 열어젖히니간 먼지가 날린거지.”

“뭐 전 해결되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중이에요.”

“너는 다행이네. 우린 지금 난린데. 가봐야 겠다.”

“부탁이 있는데요.”

“뭔데? 레포트 써야 하는거 알지?”

“여자친구랑 후배가 그회사에 주식샀는데.”

“아 그거. 그거 팔고 다른쪽 주식으로 옮겨놓을거야. 이틀후에 오를테니 그때 팔라해. 나 간다.”

집에 돌아왔다. 포근한 집이었다. 그녀도 눈치챘는지 꼭 안아주었다.

“지금 그럴때가 아니야. 주식 떨어졌어. 어떡해. 봐봐 난리야” 후배는 걱정이 많이 되는것 같았다.

“근데 그주식 산거 맞아?”

“무슨소리에요. 당연히 샀으니 이러고 있는거잖아요. 몆주샀더라?” 후배는 뒤를 돌아 보고 잔소리를 하고는 키보드를 두들겼다.

“자 보자. 0개. 산 적이 없네? 뭐지 이건? 우리 다른거 샀었어?” 그녀에게 물어 보았다. 그녀도 다가가더니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침대로 다가와 꽉 껴안았다.

“이틀후에 팔래.”

“그래? 힘들었어?”

“보통. 뭐 흔한일이니깐.”

“레포트 언제 쓸거야?”

가볍게 키스를 하고선 바닥에 누어 잠들었다.


일주일이 지나갔다.

햇살이 따스한 오후에 여자가 다가오더니 옆자리에 앉았다.

“레포트 잘봤어요.” 어색하게 웃더니 커피를 건네주었다. 따뜻했다.

“언제 안거에요? 전 도통 모르겠던데.”

“경험이죠. 많이 봐왔으니깐.”

“그런일을 자주 겪나요?”

“아니요. 그럼 못살아 남았겠죠.”

“하긴. 저도 그렇게 될까요?”

“신발 한두개쯤 바뀔때쯤에는 그렇게 되지 않을까요?”

그녀는 자신의 구두를 내려다보았다.

“그러길 바래야 겠네요. 즐거웠어요.” 그녀는 일어서서 구두소리를 내면서 멀어져 갔다.


Categories:

No responses ye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