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의도하지 않은 알바였다.

새벽 배송알바 – 1톤트럭운전가능 고액알바

군 제대후 할줄 아는거라곤 운전밖에 없었던 나에게 친구가 제안한 이 알바는 최상의 알바였다. 새벽시간대의 알바는 오히려 적적함을 좋아하는 나에게 최상의 조건이었다.

어차피 제대후 뒤바뀐 생활패턴으로 인하여 오히려 새벽에 깨어 있는 시간이 많았었다.

알바내용은 간단했다.

1시에 A지점에서 물건 수령후 b,c,d,e에 물건을 내려주고 퇴근이었다.

간단한 알바였다.

일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게 된것은 알바를 시작한 후 한달가량 지났을 때였다.

c업체는 화려한 간판을 자랑하는 4층짜리 빌딩에 위치한 업체였는데, 평상시와 다를바 없이 후문에서 물건을 배달하고 떠날려는데, 처음보는 덩치큰 아저씨가 다가와서는 나한테 따졌다.

“아니 너무한거 아닙니까? 우리쪽에 물건좀 더 달라구 몇번을 이야기했는데, 이거 너무한거 아닙니까?”

“… 저 그냥 배달알바인데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답이었다고 자부할만큼 간결한 멘트였다.

하지만 그 사내는 다르게 받아 들였다.

“알바야.. 그럼 3개 더 내려 놓고 가라. 그래야 너도 안다치고 우리도 멀쩡한넘 병신만드느라 고생안하지.”

‘아…그런거군’ 일단 그냥 가면 망한다는 것을 그동안의 짬밥으로 깨달았다.

“3개요?”라고 물으며 3박스를 더 넘겨줬다.

처음 말 걸었던 덩치 뒤에 있던 또다른 덩치가 나에게 다가올려 했지만 처음 그 덩치가 말렸다.

‘오늘은 여기까지.’

보통은 그냥 그대로 퇴근하는데, 그날은 배달사장한테 보고 해야 할 것같아 전화했다.

사장은 그냥 알겠다고 했다.

오히려 나보고 신경쓰지 말고 항상 여유분 더 챙겨서 가라했다.

그렇게 일주일쯤 지났을까?

한달정도 알바를 한후 새로운 직장을 구해 알바를 그만두어야 할때가 된 시점이었을것 같다.

마지막이다라는 생각으로 그 덩치가 있는 곳에 도착해서 물건을 넘겨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좀 기다려도 나오지 않길래 담배한대 피우고 있었는데, 덩치가 나와서 물건을 가져갔다.

“너 그만둔다며?”

전부터 반말하는 애라서 그냥 그러려니 했다.

“네. 이젠 직장잡아서요.”

“글쿤. 근데 너 이거 뭔줄아냐?”

덩치가 상자를 들어올렸다 놨다하며 나를 바라보았다.

“글쎄요.그닥 안궁금한데요.”

덩치가 씩 웃으며 뒤돌며 한단어를 내뱉었다.

“비아그라”

‘아…’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던 단어였다.

그리곤 곧 그 단어가 머리에서 지워졌다.

어차피 내겐 필요 없을것 같아서였고, 한동안 섹스를 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렇게 난 한동안 한도시의 활발한 성생활을 위해서 열심히 새벽마다 배달을 했다는 뿌듯한 감정을 잠시나마 느낄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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